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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없어 더 좋아요” 낭만 실은 공항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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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기사입력 2007-11-02 05:14 |최종수정2007-11-0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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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기환.김성룡]  

<그래픽 크게보기>


지난달 27일 낮 인천공항철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는 여행 가방을 지닌 해외 여행객이 많지 않았다.

대신 휴일을 맞아 등산·낚시 장비를 갖추고 나들이에 나선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한적한 객차 한쪽에서는 차창 밖을 내다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젊은 연인도 더러 보였다.

 일행과 웃음꽃을 피우던 이임숙(45·여·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아파트 부녀회 친구들과 용유도로 생선회를 맛보러 간다”며 “잠시 짬을 내 바람 쐬러 가기에는 공항 철도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첫 민자철도로 3월 개통된 인천공항철도에 뜻밖의 승객이 타고 있다. 영종도와 인근의 섬을 구경하러 나온 수도권 인근 나들이객이다.

 인천공항철도는 부분 개통(김포공항∼인천공항)된 탓으로 아직은 하루 이용객이 1만3000여 명 선에 그친다. 애초 건교부가 예상한 수치의 6%에 불과하다. 개통된 구간이 짧은 탓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출국하는 사람들이 공항철도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공항철도는 도심 지하철과는 판이하게 호젓하다. 여기에 바다를 건너 섬으로 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이색적 경치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철도는 섬 나들이 가는 열차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천공항철도 김순근 팀장은 “주말에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의 30~40% 정도는 바다 경치와 먹거리를 즐기려는 승객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색적인 볼거리 가득=김포공항~인천국제공항 구간은 30분이면 갈 수 있다. 열차가 영종대교에 접어들어 바다 위를 달리는 구간에 이르면 승객들은 모두 차창으로 다가간다. 갯벌에만 서식하는 염생(鹽生)식물 홍초가 갯벌을 붉게 물들이며 거대한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나들이객의 눈길을 끈다. 갈매기떼도 열차를 따라 날아오른다.

 주말이면 등산복 차림의 승객도 늘어난다. 배를 타고 무의도로 들어가 서해바다를 보면서 산을 타는 ‘섬 등산’을 즐기기 위해서다. 무의도의 호령국산과 국사봉은, 높이는 300m 남짓이지만 능선을 타고 일주하려면 세 시간 반 정도 걸린다.

 지난달 말 이곳을 다녀온 신현국(52·인천 부평구 부개동)씨는 “썰물 때에 맞춰 하산해 모래톱을 걸어 실미도로 들어가 싱싱한 회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말했다.

 ◆놀거리와 먹거리도=철도 안팎의 풍경이 ‘그림’이 된다는 소문도 나면서 공항 철도는 광고·뮤직비디오·TV 드라마·영화 등의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영화 ‘해피버스데이’와 마부스의 뮤직비디오 ‘처음 그 웃음을 부탁해’가 철도 안에서 차창 너머의 해질녘 갯벌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을왕리·마시란 해변에는 갯바위 낚시 포인트도 널려 있어 낚시꾼들도 즐겨 열차를 탄다.

 올 7월 잠진도 선착장 입구에 문을 연 공항신도시회센터도 공항철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인천시가 조성해 상인들에게 임대한 3층 건물의 이 회센터에는 현재 50여 개의 횟집이 성업 중이다.

 한 업소의 주인은 “4인 가족이 4만∼5만원이면 바다를 바라보며 생선회를 즐길 수 있어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로 붐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철도 관계자는 “서울역∼인천공항 간 전 구간이 개통되고 용유·운북지구에 대규모 국제관광단지가 문을 열면 나들이객이 더 많이 공항철도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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